이제 상암의 호날두는 이 선수입니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서울 월드컵경기장과 호날두라는 이름은 이제 악연을 털고 좋은 인연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29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를 치른 FC서울이 전북현대에 5-1 승리를 거뒀다. 전북전 무승 징크스를 7년 만에 끊은 서울은 최근 K리그1 3연승을 달리며 확실한 상승세에 올라섰다.

갈수록 향상되고 있는 서울 경기력은 흔들리는 최하위 전북을 상대하며 불을 뿜었다. 특히 두 번째 골은 예술적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린가드의 힐 패스, 중앙으로 투입된 공을 재빨리 옆으로 내주는 스트라이커 일류첸코의 연계 플레이, 문전 침투하며 공을 받아 깔끔하게 마무리한 한승규의 슛까지 톱니바퀴가 정교하게 맞아 돌아간 작품이었다.

점수차가 벌어진데다 상대 수비수 김진수의 퇴장까지 나와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던 경기 막판, 쐐기를 박은 선수가 호날두였다. 서울이 여름 등록기간에 영입한 공격수 호날두는 후반 38분 린가드 대신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후반 43분 오른쪽 측면을 폭발적으로 돌파하며 구자룡을 완전히 뚫어버리고 중앙으로 공을 내줘 강성진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오른쪽 돌파로 어시스트를 한 뒤에는 왼쪽 돌파로 골까지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7분 팔로세비치의 전진패스를 받은 호날두가 왼쪽부터 중앙으로 돌파해 들어가다가 수비 한 명을 깔끔하게 제치고 오른발로 감아찬 슛이 골망 구석에 꽂혔다. 어깨 통증으로 힘들어하면서도 집중력을 발휘해 1골 1도움을 기록해 더 돋보였다.

이름은 호날두인데, 모국 포르투갈의 스타 중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보다 친구 하파엘 레앙에 가까운 플레이스타일을 보여줬다. 현재 유로 2024에서 포르투갈 주전으로 활약 중인 레앙은 유소년 시절 호날두의 동료였던 인연이 있다. 호날두가 서울에 입단했다는 소식을 레앙이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으로 널리 알리며 축하하기도 했다.

레앙 역시 190cm에 가까운 장신이라 어렸을 때는 원톱으로 기용되기도 했지만 점차 측면돌파에 더 재능이 있다는 걸 보여줬고, 현재 소속팀 AC밀란에서는 아예 왼쪽 윙어로 고정 기용되고 있다. 투톱으로 뛸 때는 두 공격수 중 측면으로 자주 빠지는 역할을 맡는다. 호날두 역시 먼저 눈에 띄는 건 큰 덩치지만 서울 입단 당시 자신을 소개하며 “침투와 드리블이 좋다”고 말한 바 있는데, 공격수 자리에서 좌우로 빠지며 드리블하는 역량을 먼저 보여줬다.

 

이날은 린가드와 교체돼 번갈아 뛰었지만 앞으로 린가드와 나란히 선발로 나설 경우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경기 스타일을 지녔다. 린가드는 웨스트햄유나이티드 시절 특기였던 문전 쇄도에 이은 득점을 서울에서 거의 보여주지 않고 대신 2선에서 경기 조율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호날두가 수비를 끌고 나가며 문전으로 공을 내주면 린가드가 마무리하는 구도를 앞으로 기대할 만하다.

호날두의 새 홈 구장인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장을 거부했던 악연이 남은 경기장이다. 하지만 서울 소속 선수가 된 호날두 타바레스는 모국 대선배의 악연을 씻어낼 자격이 충분하다.

사진= 풋볼리스트

2024-06-30T01:07:46Z dg43tfdfdg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