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충남·대전…여당 광역단체장들은 왜 한동훈 때리나

“총선 참패 원인” “정치 미숙”

TK 중심으로 연일 강한 비토

‘윤심’ 맞춰 우호적 관계 유지

차기 지선 유리한 공천 확보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일부가 공개적으로 한동훈 당대표 후보 때리기에 나선 데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후보의 전직 대통령 수사 이력, 총선 책임론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예산과 차기 지방선거 등 윤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를 향해 “지난 총선을 총괄 지휘한 사람이 출마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총선 참패를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같은 날 대전시청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후보가)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일부 가지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한 후보와 만나기를 거절한 데 이어 충남지사와 대전시장도 한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토한 것이다.

홍 시장 등 대권 주자들은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지난달 30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총선 참패 주범” “정치 미숙아” 등 강한 표현으로 한 후보를 비판했다.

일부 광역단체장들이 공개적으로 한 후보 때리기에 나선 배경에는 ‘윤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홍 시장은 총선 직후 윤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최근 윤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며 윤심을 대변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이 지사 역시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의 TK 지역 광역단체장들이 한 후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감을 읽고 한 후보 때리기에 가세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TK의 한 후보 비토 심리를 단순히 ‘윤심’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윤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영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전통적 보수층 일부는 한 후보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이력에 반감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한 후보는 전직 대통령들을 감방에 보낸 검사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총선 패배 책임이 있는 한 후보가 곧바로 당대표에 출마하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의식까지 겹치면서 영남 지자체장들을 중심으로 한 후보 비토 정서가 표출됐다는 것이다.

광역단체장들이 윤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면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과 관계가 좋아야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지자체장들이 윤 대통령과 잘 지내야 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현직 대통령이 지방선거 공천권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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