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포스코, 베트남 고속도로 부실공사 2심도 패소…"69억·38억원 배상하라"

27일 베트남하노이고등인민법원에서 열린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프로젝트 부실공사 관련 2심 재판의 모습/VN익스프레스 캡쳐

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롯데건설과 포스코E&C(포스코이앤씨)가 베트남 현지에서 참여한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부실공사 의혹과 관련된 2심 재판에서도 패소했다.

28일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하노이고등인민법원은 전날 열린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프로젝트 관련 항소심에서 5개 시공사들의 항소를 기각, 베트남도로공사(VEC)에 총 4600억동(약 249억원)을 배상하라 명령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하노이인민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는 법원이 5개 시공사들이 참가한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건설 품질 문제에 대해 "건설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부실 공사가 이뤄졌고, 품질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롯데건설·포스코E&C와 베트남 건설업체 1곳·중국 건설업체 2곳에 VEC에 총 4600억동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롯데건설은 1270억동(약 68억 8000만원)을, 포스코E&C는 710억동(약 38억 4800만원)을 VEC에 각각 배상해야 한다. 법원이 책정한 해당 금액은 품질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시공사들의 입찰 패키지 규모에 상응하는 금액이다.

이후 롯데건설과 포스코E&C 등 5개 시공사는 "공사에 하자가 없고 수리비용이 아닌 입찰 패키지 규모 전액을 배상하라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항소에 나섰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부실공사가 발생한 것이 명확하다며 "피고의 행위가 (부실공사라는) 결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 판단했다.

재판부는 "프로젝트의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대금 전액을 지급할 수 없고, 고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반드시 배상해야 한다. 손해 배상금액 역시 검찰이 올바른 손해배상 원칙에 근거해 당사자(시공사) 측에 유리하게 책정했다"며 항소를 기각, 손해배상을 명령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아울러 해당 사건을 형사사건이 아닌 민사사건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일부 시공사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형사 사건에서 고려돼야 한다"며 기각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 날 고속도로 부실공사 혐의와 관련, 건설 투자에 대한 규정을 위반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혐의로 기소된 VEC 전직 간부 등 항소를 제기한 피고인 10명에 대해서는 항소를 받아들여 모두 감형키로 결정했다.

VEC가 투자한 베트남 중부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길이 약 139㎞에 총 투자자본이 34조동(1조 8428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지난 2013년 5월 착공했다. 2017년 1단계 65㎞ 구간이, 2018년 2단계 구간이 완공됐지만 개통 직후 고속도로 곳곳에 금이 가거나 도로의 지뢰라 불리는 포트홀(도로 파임 현상)이 일어나 부실공사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 판결 소식이 전해지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들에선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8일 본지에 "롯데·포스코 같은 대기업들도 공사대금을 떼이다 못해 되려 시공에 문제가 있었다며 손해배상까지 명령받고 있는데 중견·중소 기업들은 어떻겠느냐"며 "이러면 한국기업들이 마음 놓고 진출할 수가 없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곧 방한한다는데 정부가 이 기회에 이런 문제들에 강력히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06-28T06:30:37Z dg43tfdfdgfd